【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걸그룹 톱3로 손꼽히는 '원더걸스' '2NE1 '소녀시대'가 미국에서 격돌한다.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등 3대 가요기획사의 이들 대표 걸그룹의 경쟁은 자존심 대결 양상을 띠고 있다.

제일 먼저 미국 공략을 시도한 원더걸스가 앞서가는 모양새다. 한국에서 히트한 '노바디'로 2009년 10월 한국 가수 중 처음으로 빌보드 핫100 싱글차트에서 76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후 현지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마이클 잭슨(1958~2009)의 프로듀서이자 세계 3대 프로듀서로 손꼽히는 테디 라일리(46)는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에 "원더걸스는 미국에서 망했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원더걸스의 프로듀서 겸 가수 박진영(40)은 하지만 이달 초 자신의 트위터에 "올해 드디어 그 긴 도전의 결과들이 나온다"며 별렀다.

원더걸스를 주인공으로 한 미국 TV영화가 신호탄이다. 세계 4대 미디어회사 중 하나인 바이아컴의 청소년 채널인 틴 닉을 통해 '더 원더걸스'가 2월2일 첫 방송된다.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41)의 남편인 가수 겸 영화배우 닉 캐넌(32) 틴닉 회장은 원더걸스의 미국 내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 이 드라마의 제작을 맡았다.



이 TV영화 주제곡인 '더 DJ 이스 마인'을 지난 12일 아이튠스와 국내 음원사이트에 공개했다. 이에 앞서 뮤직비디오를 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2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선보였다. 20일에는 로스앤젤레스 CGV에서 '더 원더 걸스' 시사회를 열고 현지 미디어와 팬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더 원더걸스'의 성공여부가 원더걸스의 미국 진출을 좌우할 전망이다.

2NE1은 미국의 힙합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의 리더 윌.아이.엠(37)과 2010년부터 미국 데뷔 음반을 준비 중이다. 윌아이엠은 블랙아이드피스의 또 다른 멤버 애플딥(38)과 함께 지난해 11월29일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서 2NE1의 리더 씨엘(21)과 자신들의 히트곡 '웨어 이스 더 러브'를 합동 공연하는 등 지속적으로 2NE1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2NE1은 또 지난해 12월 미국 음악채널 MTV 네트워크 중 하나인 채널 MTV이기의 '2011 베스트 뉴 밴드 인 더 월드'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우승자 자격으로 같은달 12일 뉴욕 타임스스퀘어 베스트 바이 시어터에서 열린 '베스트 뉴 밴드 인 더 월드 콘서트' 무대에 올라 미국에서 첫 공연했다. 이 무대를 위해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제러미 스콧이 자신의 2012 S/S 컬렉션 의상을 빌려줬다. MTV 산하 MTV 스타일은 스캇과의 협업 등을 이유로 '2012년 눈 여겨 봐야 할 톱 걸 12' 가운데 하나로 2NE1을 지목하기도 했다.

일본을 비롯, 아시아에서 원더걸스와 2NE1을 압도하고 있는 소녀시대는 미국 진출에서 만큼은 두 팀에 비해 뒤처진 형국이다. 그러나 미국 유니버설 뮤직그룹 산하 메이저 레이블인 인터스코프 레코즈와 손잡고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 레이블에는 미국의 팝스타 레이디 가가(26)와 힙합스타 에미넘(40), 빌보드차트 1위에 빛나는 재미동포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 그리고 2NE1과 손잡은 블랙아이드피스 등이 소속돼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발표한 정규 3집 타이틀곡 '더 보이스'의 맥시싱글을 지난해 12월 아이튠스를 통해 세계에 동시 발매했다. '더 보이스'는 2007년 소녀시대과 함께 데뷔한 원더걸스가 미국에서 성공했는지를 놓고 트위터리안들과 설전을 벌인 라일리가 작·편곡한 팝 어번 댄스곡이다. 미국 힙합스타 스눕 독(41)이 리믹스 버전에 랩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인터스코프 레코즈 소속의 떠오르는 신인 래퍼 릴 플레이도 힘을 보탰다.


소녀시대는 28일 유니버설 뮤직그룹을 통해 '더 보이스'가 수록된 스페셜 앨범을 미주, 유럽 등에 선보일 예정이다. 소녀시대 정규 3집 앨범 수록곡은 물론 한국어 버전까지 담는다.

앞서 소녀시대는 작년 10월 SM 소속 가수들과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인 뉴욕'을 펼쳐 세를 과시했다. 같은 달 '더 보이스'의 프로모션을 위해 MTV뉴스, MTV이기와 인터뷰하며 현지 팬들의 눈도장을 받기도 했다.

가요계 관계자는 "팝의 본고장인 미국 음반시장은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국내 유명 가요기획사들이 욕심을 부릴 수밖에 없다"며 "세 그룹은 이미 아시아에서 스타성을 인정 받고 있으므로 현지에서 통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아시아 음악은 아직까지 미국에서는 변방"이라며 "단발성 이벤트로 반짝 인기를 얻으려고 하기보다 조금은 늦더라도 인지도를 천천히 쌓아가며 대형음반사 등과 손잡고 체계적으로 현지를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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